[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 '위대한 유혹자'가 박수영과 우도환이 해피엔딩을 맞으며 종영했다. '스무 살 유혹 로맨스'란 도전을 안고 시작했지만 결국 시청자 유혹엔 실패하며 씁쓸하게 퇴장했다.
1일 방송된 MBC 월화 드라마 '위대한 유혹자'에서는 은태희(박수영 분)와 권시현(우도환 분)이 상처가 아문 뒤 다시 만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유혹 게임'의 단초가 된 인물인 이기영(이재균 분)은 게임의 존재를 알고 권시현과 이세주(김민재 분)에게 보복을 가했다. 이기영은 권시현을 때리며 "누가 네 맘대로 좋아해도 된대? 태희는 얼마나 열받겠니?"라고 말했다. 은태희는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권시현의 비명 소리에 놀라 그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아지트에 도착한 은태희. 피를 흘리고 있는 권시현을 본 그는 몰래 112에 신고했다. 이를 안 이기영은 은태희를 위협했고 권시현은 이기영에 달려들었다. 골프채를 휘두르는 이기영을 은태희가 막으려 했고, 그런 박수영을 구하려다 권시현은 이기영에게 머리를 골프채에 맞고 쓰러졌다.
다행히 권시현은 의식을 되찾았고 은태희는 안도의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은태희는 깨어난 권시현의 얼굴을 보지 않고 아빠를 따라 독일로 떠났다.
시간이 흘러 은태희는 건축가가 됐다. 그는 한 건축 설계를 맞게 됐고 그 건축주는 바로 권시현이었다. 완공된 건물로 들어온 그는 자신과 권시현의 추억이 그려진 그림들이 벽에 걸린 것을 발견하고 놀랐다. 권시현은 "오랜만이야. 은태희"라고 인사하며 "어떤 말을 해도 아프지 않을 때까지 기다렸어"라고 말했고 두 사람은 포옹했다.
결국은 해피엔딩이었지만 갑작스러운 전개에 많은 아쉬움이 남는 결말이었다. 주연 4인방이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은 전혀 그려지지 않은 채 시간이 흘러 서로 재회하는 모습만 등장해 개연성이 떨어졌다.
'위대한 유혹자'는 MBC 드라마 가운데 역대 최저 시청률이라는 민망한 타이틀을 안았다. 극 초반 2% 시청률을 기록하던 드라마는 끝을 향해 갈수록 1%대로 추락했고 급기야 30일 방송된 29, 30회는 자체 최저 시청률을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비록 '위대한 유혹자'가 시청자 유혹엔 실패했지만 신예 배우들을 발견한 드라마란 점에선 의미가 있다. 첫 로맨스에 도전한 우도환은 극 초반 치명적인 모습으로 등장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후 그는 박수영과 달달한 연인 케미부터 사랑을 잃고 텅 비어버린 절절한 눈물까지 극과 극을 오가는 연기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작은 역할부터 연기 내공을 쌓아온 문가영과 김민재 역시 '위대한 유혹자'의 수혜자였다. 특히 문가영은 극중 최수지의 외로움, 질투, 상처 등의 복잡한 감정을 잘 표현해내며 드라마의 부진에도 많은 호평을 받았다. 김민재 역시 능청스러우면서도 한 여자만 바라보는 순정적인 면모까지 안정적으로 소화해 내 눈길을 끌었다.
반면 여주인공 박수영의 연기엔 아쉬움이 남았다. 은태희로 분한 박수영은 많은 분량을 소화하며 연기를 펼쳤지만 지상파 첫 주연이란 부담을 견디기엔 부족해 보였다. 특히 부정확한 발음으로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는 대사가 몰입도를 떨어뜨리고 감정 표현도 풍부하지 않다는 혹평이 줄을 이었다. 앞서 박수영은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속 윤소림 캐릭터를 잘 소화해 내 호평을 받았지만 이번 작품에선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었다는 지적을 받으며 씁쓸하게 퇴장해야만 했다.
사진ㅣ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