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글거린다'는 말은 문학의 독이에요.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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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시인들의 시를 그저 '오글거리다'라는 말 하나로 치부해버리고 

자기 생각을 쓰면 허세부린다,오글거린다 등등 온갖 오지랖으로 결국은 죽여버려요 

대체 저 말을 만든 사람은 누구인지 그 사람은 우리나라 문학/음악계를 죽인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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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자기가 그런 상황이 아니라서 그래요. 

솔직히 우리나라 시인들의 주옥같은 시들도 평범한 일상에서 보면 오버하는 것처럼 보일수도 있잖아요. 

근데 그분들 시대에서나 삶에서는 고통스럽고 참혹한 현실속에서 나오는 창조물인거잖아요. 


배경을 깔고 보지 않고는 절대 그 시를 감상할 수 없는거 같아요. 

최소한 작가의 배경을 이해하거나, 자기가 그런 상황이 되보거나... 둘중 하나는 충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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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구팡

그런 사람들은 스스로 쿨하다 여기죠.

그런식으로 쿨하다는건 드라마에서나 통하는 성격이죠.

현실에서는 그저 심성이 뒤틀린 혹은 베베 꼬인 성격입니다.


윳콩

그 단어를 만들게한 그 원흉들이 참 문제였던 것같아요. 

저도 시좋아하고 시쓰는 것도 좋아하는데, 

종종보면 아무 의미없는 소리를 생각없이 늘어놓은 것보면 정말.. 


그 예중 하나가 중2병이란 단어가 블로그같은 곳에서 '큭큭,야레야레'거리면서 위엣분 말 그대로 '감정의 배설'을 하면서 사람들이 자주쓰게 된 단어가 문학에까지 상처입히는거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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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를바칠게

오글거린다, 덕후, 허세, 중2병 

이 단어들 보면 언어의 힘이 대단하구나 싶어요. 

몇년 전까지만 해도 다들 편견없이 받아주던 말과 행동들이 저 단어들로 인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다니..신기할 따름이에요 

페북에 힘든 심경이나 사춘기 감정을 털어놓을 때 친구들이 공감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여주던 때가 기껏해야 3~4년 전인데 그사이에 많은 게 바뀌었네요. 

근데 정말 놀라운 건 이런 저도 오글거린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는 거ㅠㅜㅠ가끔 이런 제가 싫을 정도..


조살개맛

정말 싫어요. 시 하나 적어놓으면 오글거리니 뭐니 하면서 유명시인의 시였다 하면 갑자기 극찬하는것도 웃기고요. 

문학은 감성적인 면도 많은데 그걸 오굴거린다는 말 하나로 치부시키니까 마음도 상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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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저도 가끔 글이나 일기를 쓸때에 다시한번 읽어보고 오글거리는 문장이 없나 퇴고를 거치게 되니까요. 


하지만 그게 또 시대가 변함에 따른 트랜드? 문화의 변화가 아닐지도 한번 고려해봐야할것같은데요. 

당시에는 스스로의 감성에 취해서 마구마구 써놓은 글이나 시가 좋은 작품이 되었지만 

지금은 그런것을 배제한 담백한 언어들이 오히려 좋은것으로 다가오는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악플러들의 생각없는 중이병이네 허세돋네 라고 치부해버리는것은 역시나 나쁜것이지만 

지금 시대는 담백함이 결여된 지나친 미사여구를 거부하는 추세가 아닐지 (표현력이 좀 서툴러 잘 전달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그런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것은 유행도 돌고돌아 복고가 다시 찾아온것처럼 

문학도 여리고여린 새벽감성이 다시 모든이들의 공감과 사랑을 받는 시대가 다시 올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ㄴ ㅏ는 ㄱ ㅏ 끔 ㄴ ㅐ ㄱ ㅏ 좋ㄷ ㅏ 같은거나 

음악만이 나라에서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니까... 같은거는 언제 어느시대든 모든이들의 질타를 받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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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efox

싸이월드 때문에ㅋㅋㅋ 요즘은 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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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적인게 나쁜게 아닌데 오글거린다는 말로 터부해버리니... 자기도 감성적이 되도 오글거린다는 말 때문에 쉽게 누구에게 말 하지도 못하게 되고. 

그래놓고 요새 사람들은 감성이 죽었다느니 뭐냐느니. 자기들 스르로 죽인 감상을 왜 이제서야 찾는지 모르겠어요.


라르슈

정말 공감합니다... 얼마 전 베오베에 아버지의 중학교 졸업 앨범이었나요... 그걸 올린 분이 계셨는데, 중학생들이 적은 글귀가 하나같이 얼마나 깊고 시적이었는지... 지금 그렇게 쓰는 아이가 있다면 이상한 놈으로 찍히거나 허세 쩐다고 은따를 당하거나 하겠지요. 자기성찰이 허세가 되고 중이병이 되는 현실이 씁쓸하기 그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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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기사랑

위에 좋은글,문학적이고 철학적인 글과 중2병 글은 구분이 가능하다는 분께 묻고싶네요. 아니,이런 생각을 가지신 모든 분들께요. 철학적이고 논리적 사유가 바탕이 된글만 과연 가치있고 놀림받지 않아도 되는 글인가요? 과연 그분들은 태어날때부터 그런 체계적 사유에 특화되어 글을 썼을까요.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혹은 감정의 배설이라 치부되는 글들은 무시하고 조롱거리가 되는게 당연한가요? 정제되지 않은 날것의 글은 그 나름대로, 혹은 그 글을 쓴이에게 그 나름의 가치가 있지않나 싶습니다. 저도 학생때 찌그리듯 에세이를 많이 썼는데 그게 제 그당시 삶을 반증하는 지표가 되었고 지금까지 인생을 통틀어 가장 생각의 폭이 넓고 감수성도 표현력도 풍부하고 메마르지 않은 시기였다 생각합니다. 누구의 잣대와 권리로 한 개인의 감정을 평가하고 조롱하는지 궁금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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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딱똑딱

그리고 제 생각에 가장 문제는 저런 걸 느낀다고 놀리고 무시하는 태도인 것 같습니다. 


누구나 중2병 걸릴 수 있고, 술먹고 감성터지는 새벽에 허세 좀 부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둠의 다크니스 운명의 데스티니 이런 재밌는 글도 나오는 거라고 생각하구요. 


그런데 그런 감정을 느낀다는 건 잘못된 것도 아닌데 뭐라 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냥 웃고 넘겨도 될텐데 꼭 '으휴 중2병!' '오글거린다..으으' '오타쿠같아' 이런 사람들 꼭 있습니다. 


그렇게 뭐라 하는 사람들도 사춘기가 있었을 것이며, 술먹고 감성터지는 새벽이 있을텐데 말이죠.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오글거리네' '진지병종자!' 이런 말들 자제하는 게 어떨까요..

XDmFf
라르슈
정말로 누가 봐도 허세고 수준 낮은 글에 오글거린다는 말을 사용하면 감수성을 죽인다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그저 보통의 감성, -비오는 날. 기분이 함께 가라앉는다- 정도의 말만 적어도 그 밑에 조롱조의 댓글이 달리는 것을 말하는 겁니다. 

제대로 멋있는 글, 잘 쓴 글은 오글거리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는데 그건 당연하지요. 잘 쓴 글이니까요. 

그러나 어느 누가 하루아침에 잘 쓴 글을 만들어내나요? 대단한 작가들도 처음에는 '오글거리는' 글을 썼을 겁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미숙하고 조잡한 그림이라고 해도 그것에 오글거린다거나 허세부리지 말라고 반응하나요? 

아직 실수 없는 연주를 해내지 못하는 아이에게 허세 같으니까 하지 말라고 비웃나요? 

문학은 다른 예술과 달리 눈에 보이는 어떤 확실하고 객관적인 완성의 '기준'이 없지요. 

그래서 그런 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모든 예술은 과도기를 거치고 성장해나가는 것입니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글에 '오글거린다'는 선고를 내리고 감성을 꺾어버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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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문학과 허세글은 구별된다 쓰신분 있어 쓰는데 확실히 왠만하면 

깊이와 내공이 느껴지는 글과 단순 허세글은 딱 봐도 차이가 나죠. 

하지만 중2병 허세글 같은 단어가 유명해지고 남용되면서 

단순한 감성적인 글에도 쉽게 허세 ㅋㅋㅋ 중2돋네 ㅋㅋㅋ 감성폭발ㅋㅋㅋ 

이렇게 조롱하는데에 쉬이 사용되니까 저도 모르게 무미건조하게 글을 쓰게 되더라구요. 

저는 감성적/감정적 글도 좋아하고 미사여구가 많은 화려한 문체도 좋아하고 

친구들의 그런 글을 읽는것도 좋아했고 좋아하거든요 

좀 과하다 싶을지언정 그 글을 쓰는 행위 자체가 감정의 배출구가 될 수 도 있는 거구요. 

어느순간 글로 내 감정을 표현할때 눈치를 보게되고 불필요한 ㅋㅋㅋ나 농담으로 글에서조차 

내 실제 기분을 속여야한다 느끼기도해 답답해요. 그럼 비공개로 글을 쓰기도 하지만요 ㅎ;; 


특히 어린친구들 실제로도 감성충만한시대잖아요 .그런 친구들이 글로나마 솔직하고 감정을 표현해보고 

또 그런 능력을 키울수 있는 시기라고도 생각하는데 지금은 캡쳐당해 놀림이나 안당하면 감사한 일 일거예요;; 

근데 어느순간부터 누가 감성이 절절 묻어나는 글 쓰면 모르는 사람 글도 퍼가서 

중2돋네 오글거린다 하면서 조롱하는 걸 몇번 보고 나니까 저부터 안쓰게 되고 괜히 신경쓰이더라구요.





 

+++++ 샤이니 종현


*141030 푸른밤 종현 中에서

전 오그라든다 이 단어가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요즘에. 감성적인 공유나 이런것들을 사전에 너무 차단하는게 아닌가...
(오글거린다는 생각에 표현하지 못하는 감성들이)
남에게 내 감성을 억압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건 좀 고쳐져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ㅎㅅㅎ


* 아카이브 7월 인터뷰 中에서
Q. 사랑을 표현하는 게 요즘에는 '오글거린다'라고 인식되는 것 같다. 예전에는 낭만에 대한 주옥같은 어휘가 넘쳐흘렀는데 말이다. 

A. '대세는 시크함'이라는 표현이 요즘엔 더 자주 쓰인다. 
물론 멋있긴 하지만 글쎄, 내 생각에는 시크한 것이 만연하다가 거기에 질린 사람들이 '츤데레'를 매력적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 
결국 사람들이 내면적으로는 포근한 온기를 원한다는 걸 입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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