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한국 축구 대대적인 구조적 개선 없으면 4년 후에도 마찬가지



[마이데일리 = 여동은 기자] 한국-멕시코 전 열심히 뛰었지만 아쉬운 패배였다. 23일 자정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한국-멕시코 전에서 한국은 멕시코에 1대2로 패하며 16강 진출의 가능성이 낮아졌다. 하지만 독일의 역전승으로 실낱 같은 희망은 남아있는 상황이긴 하다.

경기 초반 한국은 스웨덴 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박지성의 당부대로, 선수들은 자신이 준비한 것을 후회 없이 보여주려는 듯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한국은 적절한 수비와 함께 폭발적인 역습을 여러 차례 시도했다.

하지만 전반 26분 장현수의 핸들링 반칙으로 인한 페널티킥에서 카를로스 벨라에게 점수를 내주는 데 이어 후반 21분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의 두 번째 골까지 터지면서 경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흘러갔다. 비록 추가시간이었던 경기 종료 5분 전 손흥민의 극적인 골이 나왔지만 멕시코를 이기기엔 늦게 터진 추가골이었다..

SBS 중계를 진행하며 선수들을 가까이서 지켜본 박지성은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으나 두 번의 판단력과 집중력을 잃어버린 것이 경기에서 패한 원인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박지성은 후배 개개인의 잘못을 지적하기 보다 선배들과 한국 축구 현실과 시스템에 대해서 지적했다. “오늘 경기에서 우리 선수들이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다만 오늘의 결과가 지금 대한민국 축구의 현실인 것이다. 이제 한국 축구는 ‘보여주기 식’에서 벗어나 우리의 인프라와 노력을 점검해보고, 시스템부터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4년 후에도 이러한 패배는 거듭될 것이다.”라고 일침을 가하는 한편, “선배로서 나 또한 책임감을 느끼고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라며 유감을 전했다.

오늘 경기 내내 활약을 보였던 대표 팀 에이스 손흥민은 경기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결국 눈물을 보였다. 손흥민은 국민들을 향해 “지금까지 우리 선수들에게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좋은 결과로 보답하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뿐이지만, 경기장에서 열심히 뛴 선수들을 기억해 달라.”고 말하며 끝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박지성도 손흥민의 심정을 너무나 잘 알기에 마음아파 했다.박지성은 “스웨덴 전에서 오늘과 같이 싸웠다면 아마 결과가 달라졌겠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오늘 선수들이 보여주었던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은 앞으로도 보고 싶고 기대하게 만든다.”라며 위로를 전했다.

25일 자정에 열리는 일본-세네갈 경기 및 마지막 예선전인 한국-독일 경기(27일) 또한 SBS ‘빼박콤비’ 배성재-박지성의 중계로 전해질 예정이다.

[사진=SBS 제공]

(여동은 기자 deyuh@my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