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 날 파혼을 얘기하는 남자친구
(사실 감옥 갈 예정이라 파혼 하자고 하는 거)
태진 ... 우리 결혼하지 말자
미안해 내가 널 그정도로 사랑하진 않는 것 같아.
해영 내가 뭘... 잘 못했어?
태진 아니.
해영 근데, 왜?
태진 니가.... 밥먹는게 꼴보기 싫어졌어.
해영 대신...
결혼은 내가 파토낸 걸로 하면 안될까?
내가 안한다고 해서 엎은 걸로 해줘.
해영 그것만 해줘.
해영 나 너무 창피해...
해영 난 안 죽어요.
내가 지금 가장 원하는게 죽는건데.
내가 원하는 건 항상 안 이루어지거든요.
그니까 난 안죽어요.
도경 왜 울어요. 누가 때렸어요?
해영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불행하다고 생각하면 안돼요.
왜냐면, 내가 제일 불행하니까.
우리 서로 왜 불행한지 얘기해 볼래요?
해영 서로 얘기하고 완전히 잊어주기.
난... 결혼 전 날 차였어요.
해영 아... 처음 말해본다.
날 평생 사랑할 자신이 없어졌대요.
그리고...
해영 내가 밥 먹는게 꼴보기 싫어졌대요.
우와 어떻게 말을 그렇게 하냐...
근데 그때 내가 뭐라그랬는지 알아요?
해영 그래.
대신 결혼은 내가 엎은 걸로 해달라.
나 왜 웃니..
해영 누구한테라도, 한번은 말하고 싶었어요.
다시 볼 사이가 아닌 사람한테.
그리고...
해영 나만큼 불행한 사람한테..
자 이제 얘기해 봐요.
그쪽이 불행한 이유. 들어줄게요.
해영 하기 싫으면 안해도 돼요.
이제 우리 다시 보지 마요.
도경 ... 미안해요
위험하게 차도를 걷는 해영
도경 어떻게든 그냥 살아요.
피투성이래도 그냥 살아요.
살아 남는게 이기는거야.
해영 학교 때 반장선거 하는데
어떤 멍청한 놈이 날 추천했어요.
나 그런데에 이름 올릴만한 급이 아니었는데
갖고 논거지. 그때 나 한표 나왔는데...
그 한 표 나에요.
해영 나 나 찍었어요. 한표도 안나올까봐 걱정이 돼서.
생각할수록 열받네 그놈.
어떻게 날 추천해놓고 딴 앨 찍냐.
분명 이쁜 오해영 찍었을거야.
해영 학교 때 오해영이 둘이었어요.
다른 오해영은 되게 잘나갔어요.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도는 줄 알았는데
걔 옆에만 가면 난 그냥 들러리.
근데 만약에 내가 완전히 사라지고 걔가 된다면,,
그런 기회가 온다면.
난 걔가 되기로 선택할까?
해영 안하겠더라구요.
난 내가 여기서 좀만 더 괜찮아지길 바랬던거지
걔가 되길 원한 건 아니었어요.
해영 난 내가 여전히 애틋하고 잘 되길 바래요...
누가 나한테 말 좀 해줬으면 좋겠어요.
결혼 전 날 차인거
아무것도 아니라고.
도경 .... 그게 어떻게 아무것도 아니야.
도경 세상이 나한테 사망선고 내린 기분.
우주에서 방출된 기분.
그게 어떻게 아무것도 아니야.
난... 결혼식 당일날 차였어.
도경 한대 맞고 쓰러진거야.
좀 쉬었다가 일어나면 돼.
도경 먹는거 예쁜데?
해영 든든해요. 어딘가 나랑 같은 상처를 가진 사람이 있다는 거.
나는 내가 못나서 그런일 당한 줄 알았는데.
잘난 사람들도 나처럼 결혼 전에 차이는 구나...
미안해요. 그쪽 상처가 내 위로라고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