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첫 예능 성공방정식 예능셜록 유재석도 못풀었나

스타 출연진에 신선한 시도… 멤버 간 조화 부족해 아쉬워


유재석은 추리 예능 ‘범인은 바로 너!’에서 셜록 홈즈 같은 복장을 하고 탐정으로 나온다. 유재석은 자칫 산만해질 수 있는 상황을 맞을 때마다 적절하게 중심을 잡아내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여러모로 새롭다. 우리 예능이 190개국 1억2500만 회원을 보유한 동영상 플랫폼 넷플릭스를 통해 방송되는 것도, 100% 사전제작이라는 것도 최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범인은 바로 너!’(범바너) 얘기다. 여기에 ‘무한도전’(MBC)을 끝낸 유재석의 신작이라는 점까지 더해져 기대를 한껏 받으며 지난 4일 범바너가 첫 방송됐다.

첫 회 도입부도 신선하다. 유재석이 자신을 명탐정이라고 소개하며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은 영국 드라마 ‘셜록’과 비슷한 느낌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의뢰인(카메오로 출연한 배우 예지원)은 시시한 사건을 그에게 맡기고, 사건은 어리바리 해결된다. 이렇게 어설픈 셜록 홈즈의 등장으로 문을 여는 범바너는 ‘추리물이지만 본질은 예능’이라는 프로그램의 특색을 간명하게 보여준다.

주요 멤버들의 조합도 눈길을 끈다. 유재석에 배우 안재욱 박민영 이광수, 아이돌 가수 세훈(EXO) 세정(구구단), 방송인 김종민이 합류한 이 조합은 다소 낯설다. 범바너를 연출한 조효진 PD는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유재석을 구심점으로 ‘우(右) 광수, 좌(左) 종민’이 예능을 책임진다. 스토리가 있는 추리 예능이기 때문에 연기력도 중요해 안재욱과 박민영을 캐스팅 하게 됐다”고 말했다.

타깃이 전 세계 시청자인 만큼 한류 스타를 넣지 않을 수 없었다. 조 PD는 “진중한 느낌을 가진 세훈이 색다른 재미를 줄 것 같았다”고 했다. ‘런닝맨’(SBS)을 연출했던 조 PD는 여성 멤버가 혼자인 것보다 둘인 게 더 나을 것이라는 판단에 세정까지 합류시켰다.

새로운 시도에 흥미로운 요소가 포진돼 있지만 기대에는 못미친다는 평가도 나온다. 11일 4회까지 방송됐지만 어수선하다는 의견이 적잖다. 금세 몰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아니라는 평가다.

멤버 중 유재석(무한도전·런닝맨)과 이광수(런닝맨), 김종민(1박2일·KBS)은 리얼 버라이어티에 특화된 방송인들이다. 이들이 예능의 재미를 이끌어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다른 멤버들과의 조화가 전반부에서는 충분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조 PD는 첫 방송 뒤 유재석과 몇 시간 동안 통화를 했다고 한다. 그는 “관계가 무르익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다보니 유재석씨도 초반부에 아쉬운 점이 있다고 하더라. 더 잘할 걸 하는 마음”이라면서도 “후반부로 갈수록 멤버 간 조화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25개국 언어로 번역돼야 해서 자체 자막을 최소화한 것도 불친절한 대목으로 지적된다. 사건과 추리가 기본 줄기다보니 설명이 필요한데 이게 충분히 제공되지 않는다. 제작진도 “정황을 알고 보면 더 재밌는데 이런 걸 담아내기 힘들었던 점이 아쉽다”고 했다.

시청자 반응은 클릭수와 넷플릭스 신규 가입자 수 증가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 정책상 이런 정보는 공개되지 않는다. 반응을 짐작할만한 수치적 근거는 확인되지 않다는 것도 아쉬운 지점이다.

문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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