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박현택 기자] 가요계 음원 사재기의 현장이 드러났다.
1억원에 1만개 아이디로 원하는 음원의 스트리밍 수를 늘려 차트 순위를 급상승시킨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다. 이데일리는 중국 현지에서 자행되고 있는 음원 사재기 현장이 담긴 영상을 다량 입수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한 영상에는 발매된 지 1개월밖에 되지 않은 여자 솔로 가수의 음원을 스트리밍하는 것을 비롯해 유명 가수들의 특정곡을 무한 스트리밍하는 모습이 담겼다. 또 다른 영상에는 한 음원 사이트에 다수의 아이디로 접속하는 과정과 이를 설명하고 있는 한 브로커의 목소리도 들어있다.
문제의 영상들은 브로커들이 직접 촬영한 ‘고객 검수용’이다. 비용을 지불한 의뢰인에게 중국에서 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자료인 셈이다. 관련 영상에는 다량의 휴대폰 또는 PC를 이용, 특정 음원을 불법 스트리밍하고 있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찍혔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브로커는 “중국 다롄·광저우·칭다오·단둥 등에서 사재기 ‘공장’이 운영 중이다”라며 “브로커는 사재기를 먼저 제안하기보다 의뢰를 받는 건이 더 많다”는 말로 현재도 사재기가 횡행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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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사재기의 절차
음원 사재기 브로커의 방식은 나날이 고도화되고 있다. 현재는 1개의 휴대폰(또는 PC)으로 30~50여개의 아이디를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된 불법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한다. 200~300여 대의 기기로 1만개의 아이디를 제어할 수 있다. 과거 수백대의 핸드폰을 진열대에 올려놓고 일일이 작업을 하는 것과 비교해 음원 사재기가 한층 수월해진 셈이다. 이데일리가 확보한 영상에서도 인위적인 제어 없이도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자동으로 손쉽게 아이디를 바꿔가면서 로그인 조작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게 확인됐다.
중국인 사재기 업자가 PC를 이용, 다량의 음원사이트 ID를 제어하며 이용량을 늘리고 있다. 음원 유통사의 실시간 차트를 점검하며 의뢰받은 음원에 대한 스트리밍과 다운로드를 반복하는 작업이다. PC방 형태의 이 공간에는 다수의 업자들이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이미지 크게 보기
중국인 사재기 업자가 PC를 이용, 다량의 음원사이트 ID를 제어하며 이용량을 늘리고 있다. 음원 유통사의 실시간 차트를 점검하며 의뢰받은 음원에 대한 스트리밍과 다운로드를 반복하는 작업이다. PC방 형태의 이 공간에는 다수의 업자들이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음원 유통사가 제공하는 차트는 단순 ‘이용 집계 현황’을 넘어 가수의 방송, 광고출연 등 활동의 근거가 된다. 그 만큼 가요계를 비롯한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사재기를 통한 조작이 가능하다면 공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업계 질서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 최근 신예 가수 닐로가 바이럴마케팅으로 순위를 급상승한 배경도 차트 왜곡의 결과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대중문화 평론가인 이재원 한양대 겸임교수는 “음원 사재기는 업계 모두를 피해자로 만드는 일”이라며 “정부 관계 부처와 기획사, 음원사이트가 조금 더 의지를 갖고 근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용자들도 음원 차트에 맹목적인 신뢰를 보이기보다 개인의 음원 선택 기준과 취향에 따라 더 성숙한 자세로 음원을 이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택 (ssalek@edaily.co.kr)
1억원에 1만개 아이디로 원하는 음원의 스트리밍 수를 늘려 차트 순위를 급상승시킨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다. 이데일리는 중국 현지에서 자행되고 있는 음원 사재기 현장이 담긴 영상을 다량 입수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한 영상에는 발매된 지 1개월밖에 되지 않은 여자 솔로 가수의 음원을 스트리밍하는 것을 비롯해 유명 가수들의 특정곡을 무한 스트리밍하는 모습이 담겼다. 또 다른 영상에는 한 음원 사이트에 다수의 아이디로 접속하는 과정과 이를 설명하고 있는 한 브로커의 목소리도 들어있다.
문제의 영상들은 브로커들이 직접 촬영한 ‘고객 검수용’이다. 비용을 지불한 의뢰인에게 중국에서 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자료인 셈이다. 관련 영상에는 다량의 휴대폰 또는 PC를 이용, 특정 음원을 불법 스트리밍하고 있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찍혔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브로커는 “중국 다롄·광저우·칭다오·단둥 등에서 사재기 ‘공장’이 운영 중이다”라며 “브로커는 사재기를 먼저 제안하기보다 의뢰를 받는 건이 더 많다”는 말로 현재도 사재기가 횡행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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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사재기의 절차
음원 사재기 브로커의 방식은 나날이 고도화되고 있다. 현재는 1개의 휴대폰(또는 PC)으로 30~50여개의 아이디를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된 불법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한다. 200~300여 대의 기기로 1만개의 아이디를 제어할 수 있다. 과거 수백대의 핸드폰을 진열대에 올려놓고 일일이 작업을 하는 것과 비교해 음원 사재기가 한층 수월해진 셈이다. 이데일리가 확보한 영상에서도 인위적인 제어 없이도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자동으로 손쉽게 아이디를 바꿔가면서 로그인 조작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게 확인됐다.
중국인 사재기 업자가 PC를 이용, 다량의 음원사이트 ID를 제어하며 이용량을 늘리고 있다. 음원 유통사의 실시간 차트를 점검하며 의뢰받은 음원에 대한 스트리밍과 다운로드를 반복하는 작업이다. PC방 형태의 이 공간에는 다수의 업자들이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이미지 크게 보기
중국인 사재기 업자가 PC를 이용, 다량의 음원사이트 ID를 제어하며 이용량을 늘리고 있다. 음원 유통사의 실시간 차트를 점검하며 의뢰받은 음원에 대한 스트리밍과 다운로드를 반복하는 작업이다. PC방 형태의 이 공간에는 다수의 업자들이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음원 유통사가 제공하는 차트는 단순 ‘이용 집계 현황’을 넘어 가수의 방송, 광고출연 등 활동의 근거가 된다. 그 만큼 가요계를 비롯한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사재기를 통한 조작이 가능하다면 공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업계 질서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 최근 신예 가수 닐로가 바이럴마케팅으로 순위를 급상승한 배경도 차트 왜곡의 결과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대중문화 평론가인 이재원 한양대 겸임교수는 “음원 사재기는 업계 모두를 피해자로 만드는 일”이라며 “정부 관계 부처와 기획사, 음원사이트가 조금 더 의지를 갖고 근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용자들도 음원 차트에 맹목적인 신뢰를 보이기보다 개인의 음원 선택 기준과 취향에 따라 더 성숙한 자세로 음원을 이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택 (ssalek@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