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김명미 기자]
MBC 월화드라마 '위대한 유혹자'(극본 김보연/연출 강인 이동현)가 시청자 유혹에 실패했다. 공감하기 어려운 스무 살의 로맨스가 1%대 처참한 시청률을 부른 것.
3월 12일 첫 방송된 '위대한 유혹자'는 배우 배용준 전도연 주연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원작인 프랑스 소설 '위험한 관계'를 모티브로 한 작품. 청춘남녀가 인생의 전부를 바치는 것인 줄 모르고 뛰어든 위험한 사랑 게임과 이를 시작으로 펼쳐지는 스무 살 유혹 로맨스를 담아냈다.
스무 살의 사랑을 그려내는 만큼 캐스팅도 신선했다. OCN '구해줘' KBS 2TV '매드독'으로 대세 반열에 오른 우도환(권시현 역)과 tvN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로 호평을 얻은 박수영(은태희 역)은 '위대한 유혹자'를 통해 지상파 첫 주연 신고식을 치렀다. 강인 PD 역시 "좋은 배우들과 좋은 연기 앙상블을 보여주겠다. 캐스팅이 가장 큰 자부심"이라고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시청률은 저조했다. 지난 4월 23일 방송된 23회는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 1.6%의 시청률까지 추락했다. 이는 '위대한 유혹자'의 자체최저 시청률일 뿐만 아니라 MBC 드라마 역대 최저 시청률에 해당한다. 다른 의미로 MBC 드라마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 '위대한 유혹자'다.
'위대한 유혹자'가 이토록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게 된 원인은 뭘까. 가장 큰 문제는 시청자들이 공감하기 어려운 내용으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보통 스무 살의 사랑이 순수하고 풋풋하게 그려진다면 '위대한 유혹자'는 인물들의 치정을 위태롭고 위험하게 묘사하려 했다. 하지만 의도와 달리 치명적 분위기를 위해 만들어진 대사들은 오히려 오글거렸고, 배우들의 불안한 연기력이 더해져 억지로 치명적인 '척'하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특히 시청자들은 2000년대 인터넷 소설을 보는 듯한 20대 상류층의 사랑 이야기에 공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내놨다. 동시간대 경쟁을 펼친 SBS '키스 먼저 할까요?'가 현실적인 어른 멜로를 그려냈기에 더욱 비교가 될 수밖에 없었다. 유치하고 개연성 없는 스토리 속 신성우, 김서형, 전미선 등 중견 배우들의 역할 역시 아쉬웠다는 반응이다.
이처럼 치명적인 스무 살의 로맨스를 그려내려 했던 '위대한 유혹자'는 시청자들을 유혹하기는커녕, 역대 지상파 드라마 최저 시청률을 기록한 KBS 2TV '맨홀'(1.4%)과 불과 0.2%P 차이라는 굴욕을 맛보게 됐다.
'위대한 유혹자'는 5월 1일 32회를 끝으로 종영한다.(사진=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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