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랑 남편은 결혼 3년차, 서른한살 동갑내기 부부예요.
남편은 그냥 작은 회사에 다니고 있는데, 지난달부터 남편이 이직을 알아보고, 회사 나가는걸 힘들어하길래 걱정이 돼서 3월 말부터 쭉 제가 차로 남편 회사 출퇴근 시켜주고 있어요. 가기 전이랑 퇴근할때 저랑 이야기 나누다보면 뭐 알 수 있을까 해서...
근데 남편은 그냥 일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만 해서 그동안 이유를 알 수 없었는데 금요일에 회사 앞에서 남편 기다리다가 같은 회사 여직원을 만나게 됐어요. 남편이 제 차에서 내리는걸 몇번 봐서 저를 알아보고 온거였어요.
여직원 나이는 스물두살이고 회사 경리로 2월에 새로 들어왔다고 하더라고요. 여직원 환영식을 빌미로 회사 사람들이 회식을 했고, 그 자리에서 40대, 50대의 나이 지긋한 남자 상사들이 여직원한테 자꾸 “오빠”라는 호칭을 강요했었대요. 여직원이 난처해하고 있을때 남편이 회사에 오빠가 어딨고 누나가 어딨냐고, 부장님, 이사님, 과장님, 그렇게 부르면 되지 오빠를 왜 여기서 찾으시냐고 남편은 나름대로 분위기 풀어보려고 한마디 했는데 오십 넘은 부장이라는 사람이 남편한테 삿대질을 하면서 젊다고 유세 떠냐고 소리를 지르고 식기들을 집어 던지려해서 그날 회식이 아수라장이 돼서 끝났대요. 그리고 그 이후로 부장이랑 그 밑에 딸려다니는 사람들이 제 남편을 눈에 띄게 괴롭히고 있대요.
작업하던 문서 날려버리는건 기본이고 한번은 남편 의자도 누가 나사를 풀어놔서 남편이 앉자마자 뒤로 넘어졌대요. 커피 심부름도 남편한테 시키고, 담배 심부름 시키는 사람도 있다더라고요.
남편 마주칠까봐 그 여직원분이랑 긴 얘기는 못 나눴는데 일단 번호는 주고 받았고, 남편한테는 어제 오늘 계속 회사에서 누가 괴롭히냐고 물어봐도 그런건 아니라고만 하네요...
옆에서 보고 있자니 너무 짠해서 이직할 곳 못 구해도 일단 그만두라고 하고 싶어요...
제가 지금 뭘 어떻게 해야 할까요.